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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제대로된 감시역할은 하지 못한 채, 정계나 재계와 유착하여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소개되어 신선할 것도 없죠. 그렇다하더라도, 이번에 공개된 장충기 문자는 재벌과 언론사가 어떻게 커넥션을 맺어오며 그들의 이익을 대변을 통해 개인 신상이나 자녀의 청탁을 하지는 낱낱이 공개되어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 언론이 파수꾼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민중을 호도하는 부정적인 역할만이 부각되어 참으로 씁쓸하기 그지없습니다. 역시 믿고 볼 언론이 없다는 걸 새삼 다시한번 느끼게 해줍니다.


시사 주간지 <시사IN>이 517호 커버스토리 ‘그들의 비밀 대화’에서 공개한 장충기 문자 내용을 보면, 언론사 전·현직 간부들과 기자들 다수가 장충기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개인 신상이나 자녀와 관련한 청탁을 하거나 정보보고 등을 합니다.

 


 * 문화일보
사장님(장충기 전 차장), 식사는 맛있게 하셨는지요? OOOO이라는 중책을 맡은 지 4개월.. 저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죄송스런 부탁드릴 게 있어 염치 불구하고 문자 드립니다. 제가 OOOO 맡으면서 OOO OOOO에서 당부한 게 하나 있었습니다. OOOO으로서 문화일보 잘 만드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제발 저한테는 영업 관련된 부담을 주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잘 지켜주는 듯 싶더니 이번에는 정말 심각한지 어제부터 제 목만 조르고 있습니다 ㅠㅠ 올들어 문화일보에 대한 삼성의 협찬+광고지원액이 작년 대비 1.6억이 빠지는데 8월 협찬액을 작년(7억) 대비 1억 플러스(8억)할 수 있도록 장 사장님께 잘 좀 말씀드려달라는 게 요지입니다. 삼성도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혹시 여지가 없을지 사장님께서 관심 갖고 챙겨봐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앞으로 좋은 기사, 좋은 지면으로 보답하겠습니다. OOO 배상


문화일보는 지난 2월14일치 ‘삼성 임원 무더기 영장청구 가능성 “특검 끼워넣기식 수사 국가적 비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재계 쪽 목소리를 반영해 특검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는 등 지속해서 특검 수사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습니다. 별 생각없이 이러한 기사를 접한다면, 정말 특검이 무리하게 수사를 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언론은 그저 돈을 위해 그러한 기사를 내보냈던 것입니다.

 


 

* 서울경제 전 간부
별고 없으신지요? 염치불구 사외이사 한 자리 부탁드립니다. 부족합니다만 기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작년에 서울경제 OOO 그만두고 OOO 초빙교수로 소일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OOO 드림


언론사 전 간부가 사외이사 자리를 청탁하거나 삼성전자에 지원한 자녀의 채용 청탁을 한 문자 메시지입니다. 회사 운영에 대해 감시를 해야할 사외이사 자리가 이렇게 청탁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니, 우리나라 사외이사 제도 제대로 손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이렇게 채용청탁이 난무하는데, 우리사회는 역시 금수저는 계속 금수저, 흙수저는 영원히 흑수저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란걸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대목입니다.

 

* CBS의 한 간부
존경하옵는 장충기 사장님! 그동안 평안하셨는지요? 몇 번을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서 문자를 드립니다. 제 아들아이 OOO이 삼성전자 OO 부문에 지원을 했는데 결과 발표가 임박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떨어졌는데 이번에 또 떨어지면 하반기에 다시 도전을 하겠다고 합니다만 올 하반기부터는 시험 과정과 방법도 바뀐다고 해서 이번에도 실패를 할까 봐 온 집안이 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름은 OOO 수험번호는 1OOOOOOO 번이고 OOO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이같은 부탁이 무례한 줄 알면서도 부족한 자식을 둔 부모의 애끓는 마음을 가눌 길 없어 사장님의 하해와 같은 배려와 은혜를 간절히 앙망하오며 송구스러움을 무릅쓰고 감히 문자를 드립니다. 사장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리면서까지 폐를 끼쳐드린 데 대해 용서를 빕니다. 모쪼록 더욱 건강하시고 섬기시는 일들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축복이 충만하시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CBS OOOOOOO OOO 올림

진짜 개쉐리입니다. 더러운 청탁을 하면서 하나님까지 들먹이다니... 자식 사랑하는 마음은 알겠으나, 이렇게 부정한 방법으로 자식을 채용시키고 성장시킨다면, 인성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광고달라는 것이라든지 금품 청탁은 그런데로 넘어가겠지만, 이런 채용청탁은 다른 선량한 청년들의 일자리까지 빼앗는 범죄입니다.

 


 

* 연합뉴스 관계자

장사장님. 늘 감사드립니다. 시절이 하수상하니 안팎으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가습니다. 누워계시는 이건희 회장님을 소재로 돈을 뜯어내려는 자들도 있구요. 나라와 국민, 기업을 지키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져 갑니다.
연합뉴스 OOO 드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 관련 보도에 대해 연합뉴스 관계자가 장충기에게 보낸 문자메세지입니다.
연합뉴스 노동조합이 지난 7월3일 낸 ‘공정보도’ 특보를 보면, ‘검찰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행위가 실제 있었다는 점을 규명했다’는 단독 보도는 제목·부제에서 ‘성매매’란 어휘가 빠졌고, 기사 본문에서 행위에 대한 기술이 삭제되었습니다. 노조는 당시 간부진이 기사의 ‘톤’을 낮춘 이유에 대해,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도 구속돼 삼성이 ‘초상집’인데 굳이 이런 기사를 내보내야 하느냐”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기사의 사실 여부보다, 기사를 왜곡하는 모습에 더욱더 분노가 쌓입니다.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져 다른 언론사가 의혹을 제기하는 특종 보도를 내보낼 때도, 간부진에서는 별다른 지시 없이 방관하다가 뒤늦게 특별취재팀(TF)을 운영토록 하고, 애써 작성한 기사는 ‘물타기식’ 편집권 행사로 축소되었다고 합니다.


* 신원미상
방상훈 사장이 조선과 TV조선에 (이건희 회장 성매매 동영상 관련) 기사 쓰지 않도록 얘기해두겠다고 했습니다. 변용식 대표가 자리에 없어서 OOO TV조선 OO에게도 기사 취급하지 않도록 부탁하고 왔습니다

라는 문자 메시지를 장충기 전 차장에게 보냈다.

 

 * 매일경제의 한 기자
존경하는 실차장님! 어제 감사했습니다. 면세점 관련해서 OOOOO과 상의해보니, 매경이 어떻게 해야 삼성의 면세점 사업을 도와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OOO 올림

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2015년 2월 신규 면세점 발표시점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재벌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댓가로 광고를 받는 언론, 있으나 마나 하지 않습니까?


한편, 이번 보도에는 임채진 전 검찰총장이 딸 부부의 외국 근무 배정을 청탁한 문자 메시지도 공개되었습니다.

임채진이네. 그동안 건강하게 잘 계셨는가. 이번 토요일 미팅 계획은 예정대로 시행되겠지? 내공을 좀 더 깊이 갈고 닦아 그날 보세. 그리고. 내 사위 ““OOO””이 수원공장 OO실에 근무 중인데, 이번에 ““인도”” 근무를 지원했네. 본인의 능력과 적성에 대해 오랜 고민 끝에 해외근무를 신청한 것이라 하네. 조그만 방송사 기자를 하고 있는 내 딸 OO이도 무언가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 인도에서 몇 년간 공부하고 오면 좋겠다면서 날더라 꼭 좀 갈 수 있도록 자네에게 부탁해달라 하네그려. 부적격자라면 안 되겠지만, 혹시 같은 조건이면 가급적 OOO이 인도로 나갈 수 있도록 좀 도와주시면 안 되겠는가. 쓸데없이 폐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하네. 이번 토요일날 보세~~~!!


 이번 장충기 문자에서 밝혀진 언론사 간부들, 그리고 전 검찰총장의 청탁을 보면서, 역시 언론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보다는, 재벌의 하수인 노릇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날 언론을 보면 정치인, 대기업 등과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뒷돈을 거래 받고 국민을 기만하며 언론플레이를 통해 거짓말과 선동을 일삼기만 합니다. 이러한 언론과 재벌의 유착관계를 끊기 위해서는,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언론 보도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걸 일삼는 언론은 쳐다보지도 않아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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